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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1일 목요일

아 왠지 병신같지만 멋있어

[발굴] 대한민국 전설의 논객 두 분의 설전


2010.01.18.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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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대표 논객이라고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많은 사람들이 진중권, 유시민을 떠올릴 것이며 논객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라면 변희재 정도까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논객계를 깊게 연구한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논객계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숨은고수 2인이 숨어있다'는 전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8년간 그 두 분을 찾으러 딴지는 물론 디시, 웃대를 다 뒤져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기다림이 끝났다. 필자는 지금 오랜 시간 동안 강호에 은둔해 계셨던 두 분의 전설적 논객을 이 자리에서 소개하려 한다.

이 두 논객으로 말할 것 같으면 변희재 정도는 한 형태소 정도로, 진중권, 유시민 급의 논객이라면 두 단어 정도로 상대방의 논리를 궤멸시킬 수 있는 수준의 초고수분들이다. 두 분은 본인들이 나서기에 대한민국의 논객계가 너무 저질이라, 그동안 은둔해 계시며 취미로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계셨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터면 영영 역사에 묻힐 뻔했던 두 논객의 존재는, 우연치않게 두 분이 논쟁을 벌이게 되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논쟁이 일어난 곳은 바로 지난 11월 26일 친북인명사전 편찬사업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장이었다. 대한민국의 전설적 논객이 우리가 그토록 비웃었던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와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에 은둔해 계실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오오. 지금까지 이 단체를 비판했던 사람들 모두 머리를 조아리며 반성해야 한다.


시작은 다른 여느 꼴통 기자회견과 다를 바 없이 '대한민국 만세삼창', '미국 국가 제창', '성조기-태극기 크로스', '빨갱이 고 홈! 선언문 낭독', '프리덤 프라이 애프터 파뤼' 등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문제는 질의응답시간에 발생했다. 한 기자의 질문이 두 분 논객의 마음에 불을 지핀 것이다. 오오. 이것이 바로 운명이다. 운명은 이렇게 위대한 논객들이 조용히 살도록 가만 놔두지 않았다. 그 기자의 질문은 이것이었다: "혹시 1단계로 발표할 친북인사 명단 100명에 전직 대통령이 포함돼있습니까?"


뭐, 박통이나 전통을 두고 한 이야기는 아닐테고, 분명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을 두고 물은 것일게다. 어디 소속 기자인줄은 모르겠으나, 질문을 한 기자는 순수한 의도에서,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것 같다. 그러나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인 고영주씨가 "1차 명단에는 없습니다"라고 답하자, 그 떡밥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쪽으로 번졌다.

국가정상화추진위측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회원들로 보이는 분들간에 '친북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친북 논쟁'(혹은 빨갱이 논쟁)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 분들이 인생을 다바쳐서 연구하고 계시는 분야로서, 4천5백만 국민의 빨갱이 검증을 일생의 목표로 삼는 그 분들에게 바로 이 논쟁이야말로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통해 논박해야할 문제인 것이다.

고 위원장의 대답이 떨어진 지, 약 0.24초만에 한 어르신으로부터 최초의 논리적 공격이 시전되었다.

-
김대중, 노무현이 너네가 만든 친북인사 명단에 없다
- 그런데 김대중, 노무현은 빨갱이다
> 고로, 너네도 빨갱이다


정확히, 44글자다. 44글자만에 국가정상화추진위 전체를 빨갱이로 만들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빨갱이로 만드는 것도 보수 고수 논객들이 A4용지 두 장 정도는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정상화추진위가 누군가? 밤낮으로 대한민국이 빨갱이가 되지 않고 정상화 되도록 애쓰시는 그런 분들 아닌가? 어느 누구도, 설사 맹자, 공자, 소크라테스가 온다고 해도, 44글자만에 국가정상화추진위가 빨갱이임을 증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분은 아무런 망설임없이 불과 0.24초, 44글자 만에 한치의 논리적 구멍도 없는 결론을 만들어내셨다. "국가정상화추진위는 빨갱이다."


이 상황을 전하는 필자의 손도 지금 떨리고 있는데, 당시에 그 상황을 목도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땠겠는가? 저 말을 마친 후 약 12초간 기자회견장에는 적막이 흘렀다고 한다. 이는 아마 어떤 누구도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간결하고 명쾌하면서도 충격적인 결론을 내리는 논리를 들어보지 못했음이리라. 전설적인 인물의 전설적 논리를 들은 사람들은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12초간 흘렀던 적막은 마치 영원히 갈 것처럼 느껴졌다. 감히 누가 저렇게 명쾌한 논리에 반박을 할 수 있겠는가! 아마 같은 입장에서 어떤 근거를 더하려고 해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충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그 전설의 논객 나머지 한 분도 그 기자회견장에 있을 것이라고! 정확히 12초가 흐른 후, 연단위의 고위원장이 입을 뗐다:

- 너네들이 우리를 방해한다.
> 고로, 너네는 빨갱이다.


정확히, 20글자다. 20글자 만에 앞의 공격을 완벽히 막아냈음은 물론,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를 빨갱이로 만들었다. 아아. 운명은 짖궂게도 전설의 논객 두 명을 같은 장소에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 두 분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고, 그 즉시 홀연히 사라지셨다고 한다. 이 분들이 언제 다시 강호에 등장하실지는 알 수 없다. 다음은 그 직후의 기자회견장 사진들:


전설의 논객들이 사라지는 장면을 보고 망연자실하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오열하고 있다.

ⓒ 권우성 (오마이뉴스)


전설의 논객들의 행방을 알아내라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아직 환희에서 벗어나지 못한 여성분의 표정을 주목하시라.

ⓒ 권우성 (오마이뉴스)


논객의 모습은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았지만, 한 익명의 제보자가 전설의 논객분이 홀연히 사라지기 직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며 제보해왔다.

순간이동을 시전하고 계시는 전설의 논객
권우성 (오마이뉴스)

 

혹시 이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 필자에게 꼭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 또한 그 즉시 손석희씨가 떠난 후 다소 침체에 빠져있는 100분토론 제작진에게 연락을 하시라.

 

MBC 100분 토론 "국가정상화추진위 vs. 대한민국어버이연합, 과연 누가 진짜 빨갱이인가?"편에서 전설적인 두 논객의 토론을 보고 싶은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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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아 이런 링크드립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재미있는건 같이 봐요 크하하하

댓글 3개:

  1. 뻑하면 빨갱이 좌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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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짱인 듯~

    주말 잘 보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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